FT아일랜드의 이홍기 씨는 중학생 때부터 반복되는 종기를 단순 염증으로 오인하여 여덟 번이나 수술을 받았습니다. 나중에야 환농성 한선염이라는 만성 질환으로 진단받았고, 그동안의 고통을 고백했습니다. 겨드랑이, 사타구니, 엉덩이에 종기가 반복된다면 이는 단순한 피부 염증이 아닐 수 있습니다. 오늘은 많은 분들이 숨기고 있는 환농성 한선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단순 종기와 다릅니다, 환농성 한선염의 특징
환농성 한선염(Hidradenitis Suppurativa)은 겨드랑이, 사타구니, 엉덩이, 유방 아래 등 피부가 접히고 땀이 차는 부위에 깊고 아픈 염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만성 피부 질환입니다. 과거에는 땀샘 감염으로 알려졌지만, 현재는 모낭(털이 자라는 곳)이 막히면서 시작되는 면역 관련 염증성 질환으로 밝혀졌습니다.
처음에는 일반 종기처럼 보여서 많은 환자들이 단순 염증으로 착각합니다. 붉고 통증이 있는 단단한 멍울이 생기고, 며칠 지나면 고름이 차면서 터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반 종기는 1~2주 내에 치유되는 반면, 환농성 한선염은 사라지지 않고 같은 부위에 반복적으로 재발합니다. 이홍기 씨가 여덟 번이나 수술을 받은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더 무서운 것은 진행 과정입니다. 초기에는 하나의 멍울로 시작하지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멍울의 개수가 늘어나고 주변으로 염증이 퍼집니다. 고름집들이 터지면서 냄새가 나는 분비물이 나오고, 심하면 피부 속에서 고름집들이 서로 연결되어 동굴 형태의 농관(터널)을 만듭니다. 이 단계까지 가면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통증과 불편함이 심해집니다.
진단 기준은 명확합니다. 겨드랑이, 사타구니, 엉덩이 등 특정 부위에 통증이 있는 멍울이나 고름집이 생기고, 이런 증상이 6개월 안에 두 번 이상 반복된다면 환농성 한선염을 강력히 의심해야 합니다. 민감한 부위라는 이유로 진료를 미루는 사이 질환은 점점 악화됩니다.

왜 나에게 생겼을까? 위험 요인과 악화 원인
환농성 한선염은 단일 원인이 아니라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입니다. 최근 3년간 환자가 49%나 증가한 것도 이런 복합적 요인들이 현대인의 생활 습관과 맞물리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요인은 유전과 면역 시스템 이상입니다. 환농성 한선염은 단순 세균 감염이 아니라 면역 시스템이 과도하게 반응하여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가족 중에 같은 질환을 앓는 사람이 있다면 발병 위험이 높아집니다. 이는 본인의 잘못이 아니며, 위생 관리를 아무리 철저히 해도 예방하기 어렵습니다.
흡연은 환농성 한선염을 악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환경적 요인입니다. 여러 연구에서 환농성 한선염 환자의 70~90%가 흡연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담배 속 유해 물질이 모낭을 막고 면역 반응을 비정상적으로 활성화시켜 염증을 촉진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금연만 해도 증상이 크게 개선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비만 역시 주요 위험 요인입니다. 체중이 증가하면 피부가 접히는 부위가 많아지고 마찰이 증가합니다. 또한 비만은 전신적인 만성 염증 상태를 만들어 환농성 한선염을 악화시킵니다. 특히 사타구니, 엉덩이, 허벅지 안쪽 등은 비만으로 인한 마찰이 심한 부위입니다.
꽉 끼는 옷이나 합성 섬유 속옷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통풍이 안 되고 마찰이 심한 옷은 모낭을 자극하고 땀이 차게 만들어 염증을 유발합니다. 면 소재의 헐렁한 옷을 입는 것만으로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치료 방법과 생활 관리, 숨기지 말고 치료하세요.
환농성 한선염은 만성 질환이지만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히 치료하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민감한 부위라는 이유로 숨기지 않고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가는 것입니다.
치료는 질환의 중증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초기 단계에서는 국소 항생제 연고나 경구 항생제를 사용합니다. 염증이 심한 경우 스테로이드 주사를 병변에 직접 주입하여 빠르게 염증을 가라앉힐 수 있습니다. 고름집이 크게 형성된 경우 외과적으로 배농(고름 빼기)을 하기도 합니다.
중증 환자나 농관이 형성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염증이 생긴 피부 조직을 광범위하게 제거하는 수술이며, 이홍기 씨가 받았던 수술도 이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수술만으로는 재발을 완전히 막기 어렵기 때문에 근본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최근 가장 혁신적인 치료법은 생물학적 제제(Biologics) 주사 치료입니다. 이는 면역 시스템의 특정 염증 물질(TNF-알파 등)을 차단하여 염증 반응을 근본적으로 억제하는 치료법으로, 중증 환자에게 극적인 효과를 보입니다. 국내에서도 건강보험 적용이 확대되고 있어 접근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생활 관리는 치료만큼 중요합니다. 금연은 필수이며, 체중 감량을 통해 피부 마찰을 줄이고 전신 염증 상태를 개선해야 합니다. 꽉 끼는 옷 대신 헐렁한 면 소재 옷을 입고, 샤워 후에는 해당 부위를 완전히 건조시켜야 합니다. 제모를 하는 경우 면도기보다는 전기 제모기를 사용하고, 왁싱이나 제모 크림은 피부를 자극할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기적인 피부과 진료로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악화 징후가 보이면 즉시 치료를 받아야 재발과 합병증을 막을 수 있습니다.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치료 가능한 질환입니다.
환농성 한선염은 민감한 부위에 생긴다는 이유로 많은 환자들이 숨기고 있지만, 방치하면 농관이 형성되고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만성 질환입니다. 이홍기 씨처럼 단순 종기로 오인하여 여러 번 수술을 받기보다는, 증상이 6개월에 2번 이상 반복되면 즉시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야 합니다. 초기에는 항생제와 스테로이드 주사로 관리 가능하며, 중증의 경우 생물학적 제제 치료로 극적인 개선이 가능합니다. 금연, 체중 감량, 헐렁한 옷 착용 등 생활 관리를 병행하면 재발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숨기지 말고 치료하세요.
도움이 되는 정보 링크
- 대한피부과학회 - 환농성 한선염 진료 지침
- 질병관리청 희귀질환 정보 - 환농성 한선염 정보
- 대한금연학회 - 금연 프로그램 안내
- 국가건강정보포털 - 만성 피부 질환 관리법
* 참고용으로만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의학적인 자문이나 진단이 필요한 경우 전문가에게 문의하세요.